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- 알렉산드로 푸시킨 (Alexander Pushkin)
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
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
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
기쁜 날은 오리니
마음은 미래에 사니
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
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
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라
고3, 수능 보름 전, 한창 고전 책 찾아보는 것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다.
하필 그 중요한 시기에
그 전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고전 책들을 읽으며 흥분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
역시 '예술은 배고파야 한다'는 유명 어구가 어느 정도는 관통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.
'파우스트', '젊은 베르테르의 슬픔', '인간실격'과 같은 자조적이고 어두운 분위기의 고전소설을 읽던 무렵,
'삶이 그대를 속일지도'라는 제목의 미니북을 보게 되었고
매력적인 제목에 이끌려 그 책이 시집 인지도 모른 채 읽게 되었었다.
이 시를 읽고 가장 와닿은 부분은 '마음은 미래에 사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'이라는 구절이다.
너무 뻔하고 익숙한 말인데 왠지 모르게 더욱 다가왔다.
인상적이었던 외국의 작품들을 보면 원문 느낌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어서 추후에 꼭 해당 언어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든다.
한국어로 된 인상 깊은 표현들을 아무리 전문가가 번역해도 한국어 원문에서 느꼈던 충격과는 달라지기 때문에,
우리도 외국어 원문으로 느낄 수 있는 감상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것이 분명하다.
1799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'알렉산드로 푸시킨'은 러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는다.
(실제로 러시아 사람들은 어릴 적에 푸쉬킨의 작품 한 두 구절은 외운다고 한다.)
대표작으로는 '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', '대위의 딸', ‘예브게니 오네긴' 등이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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